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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심리

빨강의 심리

by unko99 2023. 1. 2.

빨강의 심리


미국의 인류학자 바린과 케이의 연구에 따르면, 인류가 최초로 의식한 색은 '빨강'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도 빛과 어둠을 이미지화하는 '백'과 '흑'이 있었으나, 유채색으로서는 처음으로 '빨강'이 등장했다고 한다.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굴벽화에도 빨간색 계통이 눈에 띈다. 왜 인간은 처음에 빨강을 의식했던 것일까.  고대 문명에서 특히 죽은 사람을 매장한 성역에 빨강이 쓰여진 예가 많은 것은 왜일까? 불의 색, 피의 색인 빨강. 결국 생명의 상징인 빨강과 죽음의 공포를 초월하려고 한 고대인의 간절함과 연관된 것은 아니였을까. 

하늘을 빨갛게 칠한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을 보면 붉은 하늘이 죽음이나 공포를 느끼게 한다. 뭉크는 일기에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몽크의 「절규」


"나는 두 명의 친구와 길을 걷고 있었다. ··· 일몰을 보고 있었다. ··· 하늘이 갑자기 피처럼 빨갛게 바뀌었다. ··· 나는 그 자리에 발걸음을 멈춘 채 다리 난간에 가까이 갔다.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 검푸른 피오르드(협만)와 도시 위에는 피와 혀 같은 노을이 물들어 있었다. ··· 친구들은 계속 걸었고, 나는 남았다. 공포에 떨면서 ··· 그리고, 나는 풍경을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큰 외침을 들은 것이다."

뭉크는 다섯 살 때 엄마가 결핵으로 사망하고, 수년 후 누나 소피에를 같은 병으로 잃었다. 이런 어린 시절의 연속된 슬픈 충격은 그의 작품에 반영되었고 죽음의 슬픔과 공포, 사랑하는 가족을 빼앗긴 기억. 더욱이 그것을 극복해 살아가려고 할 때 넘치는 생의 에너지, 그것의 전체가 빨간색이 되어 그림 속의 하늘에 표현되었다. 뭉크의 그림은 감정이 분출하여 빨강으로 표현될 때 그것이 마치 파멸의 색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연상


프릴링과 아우어는 「인간, 색채, 공간」의 연구에서, 색채심리학을 공간조형에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여 실험을 하였다. 그들은 빨간색의 실험에서 빨강 안에 있는 다양한 색조들을 구분하였다. 주홍에서는 불, 에로스, 위험, 시끄러운 것과 가까움이 가장 빈빈하게 연상되었고, 연지에서는 피, 힘, 권력과 사랑이 떠오르며, 자주에서는 왕권, 권리, 정의가 거리감을 연상할 수 있었다. 이들 색 서열은 동시에 감정 상태의 서열도 만든다. 예를 들면 주홍은 에로스와 그에 관계되는 불타오르는 모든 것, 연지는 따뜻한 느낌과 사랑과 넓은 의미로 사랑에서 우러난 희생정신까지 해당되며, 자주는 거리감과 고귀한 것에 대한 경외감을 나타낸다. 신호등의 빨간 불은 경고와 위험을 나타내지만, 소방차나 적십자의 빨간색은 구조를 의미하는 객관적 상징을 연상시켜준다. 

그 외의 다른 만은 연구 가운데 욜란데 야코비는 「영혼의 그림들에 관하여」라는 미술치료 입문서에서 빨간색은 피와 불을 연상하게 하고, 느낌은 따뜻하며 덥고 불안정하고, 표현치는 신선함, 활력과 생명의 고양, 가까움, 감각적임, 상용, 정열, 자극, 소요, 반란, 전쟁, 투쟁, 위험, 생명의 위협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빨간색은 또한 악덕과 악마의 색으로도 간주되었다.

 

심리적 작용


피스터의 색 피라미드 검사에 따르면 빨강은 무엇보다 자극준비, 자극수용, 자극폭발과 같은 피실험자들의 정서적 끌림과 충동반응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색 피라미드 검사에서는 일련의 색들을 먼저 '아름다운' 색 피라미드로, 다음에는 '보기 싫은' 색 피라미들 구성하는 것이었다. 실험의 첫 단계에는 각각이 색을 통한 피실험자의 정서적 끌림이 간략하고 분명하게 기술된다. 둘째 단계에서는 모든 색들에 대한 새로운 관찰이 덧붙여진다.

막스 뤼셔는 빨강의 가장 중요한 표현 가치로 자율적, 능동적, 지배 지향적인 것을 든다. 뤼셔에게 빨강(노랑이 섞인 경우에)은 더 나아가 "능률을 상승시키는 생리적 상태"를 대변한다. 즉, 빨강은 맥박과 혈압, 호흡수를 증가시킨다. 빨강은 "생명력과 자율신경의 자극상승을 표현한다. 그로 인해 빨강은 욕구와 식용이란 의미를 갖고 활동을 성취하고, 성공을 꾀하며, 강렬함과 충만한 체험이 제공하는 것을 간절하게 열망하는 것이다. 빨강은 의지 활력인 녹색과 반대로 의지 추진력이다. 빨강은 시간적으로 현재와 일치하며, 발전하고 확장해나가는 형태 및 정신적 발화로서의 불(예를 들면, 성령의 불길)과 일치한다"


근원적 경험


피의 빨강


출생, 생리, 상처와 부상과 같이 피를 나타내는 빨강은 근원적이면서도 항상 새롭게 체험된다. 이러한 경험은 피를 나타내는 빨강이 생명의 중심이 되는 운명적인 사건들과 밀접하게 묶여 있음을 가리킨다. 빨강은 생명의 색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의 희생개념과 연관된 모습을 드러낸다. 피의 색인 빨강은 태고의 이식에 관련된 예로 동물의 살육에 해당된다. 빨강은 한편으로는 생명유지와 섭식에 기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초기 수렵문화의 경우에는 희생제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인간이 자신의 생명유지를 위해 사냥한 그 동물들을 신에게 바치는 희생제물이 된다. 빨강에는 생명의 충만함이 함유되어 있다. 빨강으로 상징화된 희생은 생명의 금욕적인 거부가 아니라, 생명을 변화시키는 완전한 헌신이다. 생명의 희생을 통한 생명의 승화이다. 이것은 피의 색인 빨강의 근원적 경험이다.


불의 빨강


빨강의 불의 상징이다. 인류 초기의 문화업적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은 불을 "어머니인 자연"이나 신들의 소유에서 그것이 가진 일체의 위험과 함께 인간의 수중에 넣은 것이다. 불에 관해 말해주는 프로메테우스신화는 원래 인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친 "위반"된 행위의 결과로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인간들은 이 불로 인해 고통을 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문화를 창출하고 전이된 의미의 의식화를 위한 결정적인 행위를 이루어냈다. "불'을 가진다는 의미는 인간이 사계절에서 해방되고, 겨울을 견뎌낼 수 있으며, 난방기구와 아궁이와 집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더 이상 음식을 날것으로 삼킬 필요가 없고 불을 통한 요리의 비법으로 인해 변화된 음식을 처음으로 맛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인간이 체험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은 천연재료를 정제하고 변화하며, 보다 인간에게 적합하고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다. 밝아짐의 개념과 이러한 맥락에 해당된다. 번개 불길, 불모양의 혀 같은 상징들은 성령의 작용에 관한 심리적 체험에 속한다. 정서적, 육체적 불길은 당연히 빨강의 상징에 의해 타오르게 된다. 불타는 빨간색의 심리적 근본 경험은 사랑이나 미움 혹은 영감으로 나타나든 어떻든 간에, 자신의 "내부에서" 불이 붙었다고 감지한 정서가 타오르는 것과 같은 체험이다. 초기의 맹목적이던 정서가 변화될 수 있는 여지도 근원적 경험 안에 계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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